한동안 '해방 일기'가 소홀했습니다.
마음이 무거워 차마 하얀 화면 앞에 앉을 엄두가 나지 않았거든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비수기라며 스스로를 다독여보았지만,
올해 들어 반토막 난 매출 전표를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시리고 아픈 일이었습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김 사이로 활기가 넘치던 공간.
이제는 손님들의 웃음소리 대신 시계 초침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텅 빈 테이블을 행주로 닦고 또 닦으며,
나는 내 불안의 먼지를 털어내려 애써 봅니다.
하지만 저녁이 되어 가게 조명을 하나둘 끄고 나면,
썰물처럼 밀려오는 두려움에 속수무책으로 잠기곤 합니다.
"정말... 여기까지 일까."
내가 부족했던 걸까,
아니면 이제 사람들의 마음에서 멀어진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은 이내 거대한 벽이 되어 나를 가로막습니다.
잘 살고 싶다는 간절함,
그 평범한 소망이 왜 이토록 무거운 숙제가 되어버린 걸까요.
밤마다 찾아오는 그 막막함을 잊기 위해, 나는 요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작은 렌즈 너머로 나의 일상을 담고, 마음을 달래줄 음악들을 고르며
이름 모를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창구를 열어두었습니다.
어떻게든 무너지지 않으려고,
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잘 살아내고 싶어서
밤을 지새우며 그곳에 마음을 쏟습니다.
아직은 조심스럽고 서툰 시작이지만,
그곳에 몰입하는 시간만큼은 잠시나마 현실의 무게를 잊게 됩니다.
매출은 줄었을지언정,
나라는 사람의 가치와 정성까지 반토막 나게 두지는 않겠다는
나만의 작은 저항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나는 낡은 앞치마를 고쳐 매고 주방 불을 켭니다.
벼랑 끝에서 버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숨을 고르는 시간일 거라 믿어보고 싶습니다.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퇴근길,
저와 같은 마음으로 오늘을 견뎌낸 모든 분께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앤의 고백: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법]
* 솔직하게 인정하기: 힘들 때는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강한 척하기보다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에서 다시 시작할 힘이 생깁니다.
* 나만의 창구 만들기: 장사가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 제가 영상을 만들고 음악을 고르듯, 나를 온전히 몰입하게 하는 무언가를 찾아보세요.
* 오늘의 한 사람에게 집중하기: 거대한 숫자보다 오늘 나를 찾아준 그 한 분의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 한마디를 보물처럼 간직해 봅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두려움은 커지지만, 그럴수록 새벽은 더 가까워지고 있겠지요.
비워진 테이블만큼 제 마음에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심어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삶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무엇에 의지해 버티시나요?
그리고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 온도로 마무리되고 있나요?
#해방일기 #자영업자의 비애 #여기까지 일까 #솔직한 고백 #잘살고 싶다 #버티는 삶 #위로가 필요한밤 #앤의 진심 #새로운 시작 #오늘도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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