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일기] 제8화 : 팔순 아버지와 온천, 그리고 '초라함'이라는 이름의 손님
지난달, 온 가족이 함께 온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팔순을 맞이하신 아버지, 어머니, 두 딸, 그리고 곁을 지켜주는 동반자까지.가게 매출은 반토막이 나고, 한 푼이 아쉬운 시절이라 사실 떠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드셨나 싶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장거리 운전도 어려우시고, TV 속 예쁜 여행지는 그저 '그림의 떡'일뿐인 부모님.아이들도 함께 여행을 간 지 1년이 훌쩍 넘었으니, 겸사겸사 짧은 1박 2일 길을 나섰습니다.여행지에서의 시간은 꿈결 같았지만, 문득문득 찾아오는 현실의 무게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시간을 낼 여유도, 돈을 쓸 여유도 없는데 이런 걸 누려도 될까...'별것 아닌 여행길인데도, 왜 나는 이렇게 마음 편히 웃지 못하고 계산기를 두드..
2026. 3. 10.
### [해방 일기] 제5화 : 퇴근 없는 일터로의 출근,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
온종일 가마솥 앞에서 뜨거운 김을 견디며 국밥을 날랐습니다.손님들의 허기를 채워주고, 기사님께 귀한 마늘 한 접시를 내어드리고 나면 제 어깨 위에는 묵직한 피로가 곰처럼 내려앉습니다. 드디어 '퇴근'이라는 두 글자를 품고 현관문을 열 때까지만 해도, 저는 잠시나마 소파에 몸을 맡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환청처럼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엄마, 배고파", "엄마, 이거 어디 있어?"불 꺼진 거실 위로 비치는 주방의 풍경은 참혹하기까지 합니다.싱크대 가득 쌓인 설거지 더미, 바닥에 뒹구는 빨래 바구니, 그리고 정리가 필요한 식재료들... 국밥집의 앞치마를 벗어던지자마자 저는 이름만 바뀐 '집안일'이라는 이름의 두 번째 앞치마를 고쳐 맵니다. 집은 쉼터여야 하는데, 왜 저에게는 다..
2026. 1. 25.